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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 개혁주의 신학, '신앙 변증'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김형석 기자 기자
작성일 2026-10-24 09:01

본문

도서 표지

최근 'Classic Reformed Theology and Defending the Faith'라는 제목의 저서(출판사 및 출간일 미상)가 정통 개혁주의 신학계에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16~17세기 고전적 개혁주의 신학자들이 '신앙 변증(apologetics)'을 위해 사용했던 '보편적 인식(common notions)'과 '자연의 질서(order of nature)'라는 두 가지 개념을 현대 신학계에 재조명하며, 잊혀졌던 신앙 변증의 고전적 접근법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저자는 현대 개혁주의 신학계에서 간과되고 있는 고전적 신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대 일부 신학자들은 칼 바르트의 주장처럼 신자와 불신자 사이에 접점이 없기에 신앙 변증이 불필요하다고 보거나, 코넬리우스 반 틸의 견해처럼 자연 신학이 하나님에 대해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6~17세기 개혁주의 신학자들은 이와 다른 입장을 취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저자는 고전적 개혁주의 신학자들이 로마서 2장 14-15절을 해석하며 '보편적 인식'을 중요하게 다뤘다고 설명한다. 율법이 없는 이방인들도 본성적으로 율법의 요구를 행하며, 그들의 양심에 율법이 기록되어 있음을 바울 사도가 증언한다는 것이다. 이는 불신자들도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내재적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창세기 20장에서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의 거짓을 책망하고, 요나서에서 이방인 선원들이 요나를 바다에 던지기를 거부하며, 고린도전서 5장에서 바울 사도가 이방인도 용납하지 않는 성적 부도덕을 책망하는 구절들을 근거로 제시한다. 이 사례들은 불신자들이 때로는 신자들보다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더 나아가 고전적 개혁주의 신학자들은 이러한 '보편적 인식'이 '자연의 질서'라는 더 큰 틀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자연의 질서'란 창조 세계가 창조주 하나님을 반영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로마서 1장 19-20절과 시편 19편 1-3절은 창조 세계를 통해 하나님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분명히 드러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 수 있다고 증언한다. 즉, 자연 계시와 특별 계시(성경)를 모두 활용하여 신앙을 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들은 하인리히 불링거, 마르틴 부처, 장 칼뱅, 프란시스 투레틴, 리처드 박스터, 존 오웬 등 다수의 고전적 개혁주의 신학자들의 저술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프랑스 신앙고백서(1559)는 제2조에서 "하나님은 그의 피조물, 곧 창조와 보존과 다스리심에 있어서 그의 작품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신을 나타내신다"고 명시하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1647) 역시 제1장 1항에서 "비록 자연의 빛과 창조와 섭리의 일들이 하나님의 선함, 지혜, 능력을 충분히 나타내지만..."이라고 언급하며, '자연의 빛'이 보편적 인식과 자연 계시를 포괄하는 개념임을 밝히고 있다. 신앙고백서는 또한 예배의 질서, 불신자들의 도덕적 삶, 행위의 도덕성 판단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자연의 빛'을 언급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책은 고전적 개혁주의 신학의 풍부한 유산을 현대 신앙 변증에 접목함으로써, 성경적 진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수호하고 전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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