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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피, '바울, 성령,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 출간… 성령론의 정수 담아

김형석 기자 기자
작성일 2026-11-01 09:00

본문

도서 표지

신약학의 권위자로 알려진 고든 D. 피(Gordon D. Fee)의 역작 '바울, 성령,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좋은씨앗, 2022년 재조판, 초판 2001년)이 국내 독자들에게 다시금 소개되었다. 이 책은 성령에 대한 바른 신학과 바른 체험의 회복을 촉구하며, 현대 교회가 안고 있는 성령론의 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고든 피는 캐나다 밴쿠버의 리젠트 신학교에서 신약학 교수로 재직하며 NICNT 주석 시리즈(고린도전서, 데살로니가전후서, 빌립보서)와 UBC 시리즈(디모데전후서, 디도서), NCC 시리즈(요한계시록) 등을 저술한 저명한 신학자다. 국내에는 성경 이해를 돕는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성서유니온, 2016)와 '책별로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성서유니온, 2016)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재조판된 '바울, 성령,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은 피 교수의 방대한 저작인 '성령: 하나님의 능력 주시는 임재'(새물결플러스, 2013)를 보다 많은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내용을 새롭게 다듬고 구성을 재정비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이 단순히 이전 저작의 요약본이 아니라, 핵심 주장을 더욱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재구성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성령 하나님에 대한 오해와 왜곡을 바로잡고자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피 교수는 현대 교회가 성령을 인간의 길흉화복을 점치거나,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괴한 현상을 일으키는 존재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은사중지론적 관점에서는 성령을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존재로만 여기는 경향도 있다고 꼬집는다.

이에 피 교수는 "현대 교회는 영적으로 건강해지기 위해 성령의 ‘신학’과 ‘체험’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24-5쪽)고 강조하며, 성령 하나님의 인격과 종말론적 사역, 그리고 삼위일체 안에서의 역할을 균형 있게 제시한다. 그는 성령 하나님이 단순한 에너지나 영향력이 아니라, 전지전능하시고 사랑과 자비, 공의가 풍성하신 인격체로서 교회와 함께하신다고 역설한다.

또한, 성령은 우리가 종말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분명히 알게 하며, 성도의 구원이 완성에 이르기까지 영원하고 확실한 보증이 되신다고 설명한다. 성령은 교회의 지체가 하나 되게 하고, 각 지체에게 은사를 주어 섬기게 하며, 하나님의 생명과 성품을 드러나게 하시는 분이다.

피 교수는 회심을 '들어가기'와 '머물기'로 구분하여 설명하며, 성령이 복음을 듣고 회심하는 순간뿐만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머물며 합당한 열매를 맺는 성화의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신다고 말한다. 성령은 육신의 소욕과 마귀의 시험을 이기게 하시는 분이다.

특히, 예배와 기도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깊은 울림을 준다. 피 교수는 "창조 사역에 함께하시고 구속 사역에서 우리를 살리신 성령님은 이제 우리의 구속주요 창조주를 예배하고 찬양할 수 있도록 우리를 인도하신다"(249쪽)고 말하며, 기도는 두 시대 사이를 살아가는 성도의 전적인 의존성을 드러내는 표현이며, 성령 안에서 드리는 기도는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중보를 기대하게 한다고 설명한다(233쪽).

비록 '논란이 되는 은사'에 대한 장(14장)이나 신자가 옛 성품과 싸우는 본문(9, 10장)에 대해 일부 독자들의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책은 성령을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필독해야 할 지침서로 평가받는다. 바른 신학을 가졌으나 체험을 간과하는 이들에게는 성령의 임재와 능력을 구하는 계기를, 왜곡된 신학과 체험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성경이 말하는 성령에 대한 진리를 점검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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