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뱅, '교회개혁의 필연성' 통해 종교개혁의 본질 조명
김형석 기자 기자
작성일 2026-10-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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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을 넘어선 오늘날, 한국교회는 여전히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 속에서 장로교 신학의 거장 장 칼뱅(John Calvin)이 16세기 종교개혁 당시 로마 가톨릭 황제 카를 5세 앞에서 종교개혁의 정당성을 변호하기 위해 저술한 역작, 『교회개혁의 필연성』(The Necessity of Reforming the Church)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책은 1543년 마르틴 부처(Martin Bucer)의 요청으로 집필되었으며, 당시 황제를 둘러싼 반(反)개혁 세력의 비방에 맞서 종교개혁의 진리를 수호하고자 하는 칼뱅의 신학적 열정과 통찰을 담고 있다. 비록 이 책이 황제를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개혁주의 진영의 입장을 가장 탁월하게 제시한 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칼뱅은 이 책에서 당시 교회가 “수많은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으며, 더 이상 개혁을 지체하거나 “더딘 치료법”을 기다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는 종교개혁가들이 “성급하고 불경스러운 혁신”을 자행했다는 비판을 일축하며, 오히려 “하나님께서 루터와 다른 이들을 일으키사 우리 종교의 진리를 보존하게 하셨다”고 주장했다. 칼뱅은 기독교의 근본이 위협받고 있으며, 오직 성경적 진리만이 교회를 새롭게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교회의 개혁이 필요한 네 가지 핵심 영역을 제시했는데, 이를 교회의 ‘영혼’과 ‘몸’으로 구분했다. 교회의 영혼은 ‘하나님에 대한 순수하고 합법적인 예배’와 ‘성도의 구원’으로 구성되며, 교회의 몸은 ‘성례의 올바른 사용’과 ‘교회의 정치’로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칼뱅은 이 네 가지가 종교개혁 논쟁의 핵심이었으며, 교회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로서 오직 성경의 가르침 안에서만 올바로 이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칼뱅이 종교개혁의 첫 번째 문제로 ‘예배’를 꼽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하나님에 대한 잘못되고 왜곡된 예배보다 우리 구원에 더 위험한 것은 없다”고 경고하며, 예배는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이기에 반드시 하나님의 기준에 따라 드려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칼뱅은 자의적으로 창조된 예배가 공로주의와 우상숭배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칼뱅은 종교개혁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여겨지는 ‘칭의(Justification)’ 교리를 다뤘다. 그는 “어떤 인간의 행위가 어떠하든지 간에, 그는 전적으로 값없는 은혜에 근거하여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고 여겨진다”며, “하나님께서는 행위를 전혀 고려하지 않으시고 그리스도 안에서 그를 값없이 채택하시며, 그리스도의 의를 마치 자신의 것인 양 그에게 돌려주신다”고 설명했다. 이는 ‘믿음의 의’로서, 인간이 자신의 행위에 대한 모든 확신을 비우고 오직 그리스도에게서 빌려온 의만이 하나님 앞에서 받아들여지는 유일한 근거임을 깨닫는 상태를 의미한다. 칼뱅은 인간이 부분적으로 결함이 있을지라도 어떤 정도로 하나님의 호의를 행위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거의 모든 시대에 걸쳐 만연했던 오류”라고 지적했다.
교회의 영혼을 이루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들은 ‘성례’와 ‘교회의 정치’라는 교회의 몸을 통해 지지된다. 칼뱅은 성례가 성경이 부여한 순수하고 단순한 의미와 용도로 회복되어야 하며, 교회의 정치는 하나님의 말씀에 반하여 성도의 양심을 속박하는 모든 형태의 압제와 폭정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교회의 현실을 돌아볼 때, 칼뱅이 그토록 염려했던 많은 영역에서 개혁이 필요하며, 이는 곧 ‘필연적’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궁극적으로 교회를 개혁하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역사이지만, 우리 시대에 그러한 개혁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고 충실히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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