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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네덜란드 개혁교회, 역사적 뿌리와 신학적 정체성 탐구

김형석 기자 기자
작성일 2026-10-29 09:00

본문

도서 표지

북미 지역에 뿌리내린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역사와 신학적 흐름을 조명하는 도서 'The Dutch Reformed in North America'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17세기부터 북미에 정착하기 시작한 네덜란드 개혁교도들의 여정을 상세히 추적한다. 1614년, 헨리 허드슨의 항해를 계기로 네덜란드 서인도 회사가 현재의 뉴욕 지역에 모피 교역소를 설치하면서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북미 역사가 시작되었다. 1628년에는 요나스 미헬스 목사가 뉴암스테르담(현 뉴욕)에 부임하여 교회를 설립했으며, 이는 오늘날의 뉴욕 연합교회(Collegiate Church of New York)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교회는 1792년, 북미 최초의 독립적인 개혁교회인 미국 개혁교회(Reformed Church in America, RCA)로 공식 출범했다.

그러나 1822년, RCA 내에서 '신 신학(New Divinity)' 또는 홉킨스주의(Hopkinsianism)라 불리는 신학 사조를 둘러싸고 분열이 발생했다. 이 신학은 원죄, 자유 의지, 그리스도의 속죄에 대한 기존의 개혁주의적 가르침과 차이를 보였으며,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진정한 네덜란드 개혁교회(True Dutch Reformed Church, TDRC)'를 형성하며 분리되었다.

한편, 네덜란드 본토에서도 합리주의와 경건주의의 영향, 그리고 나폴레옹 시대의 정치적 격변으로 인해 네덜란드 개혁교회는 큰 변화를 겪었다. 1816년, 국왕 빌럼 1세는 교회 조직을 개편하며 국가 교회 체제를 도입했고, 도르트 신조에서 강조된 지역 치리회(consistory)의 권위는 정부 주도의 계층적 구조로 대체되었다. 또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벨직 신앙고백, 도르트 신조의 세 가지 통일 형식에 대한 서약 방식도 변경되어, 신조들이 하나님의 말씀과 일치한다는 전제 하에 서약하던 것에서 신조들이 말씀과 일치하는 범위 내에서만 서약하도록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에 반발한 목회자 시몬 반 벨젠은 도르트 신조에 대한 서약을 거부하며 당시의 상황을 '내 목이 꺾이는 한이 있어도 도르트 신조에 서약하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로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러한 교회 내적, 사회적 혼란 속에서 경건한 신자들은 '회복(Revival)' 운동의 일환으로 교회 외부 모임(conventicles)을 통해 고전적인 개혁주의 문헌들을 읽기 시작했다. 이는 1834년 '분리(Separation)' 운동으로 이어졌다. 울룸의 헨드릭 데 콕 목사는 회중들의 경건한 열정에 감화되어 도르트 신조와 칼뱅의 기독교 강요 등을 깊이 연구했고, 그의 설교는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국가가 찬송가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령을 제정하자, 데 콕 목사는 이에 반대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정직 처분을 받았고, 이후 목사직에서도 파면되었다. 그의 뒤를 이어 설교하던 H.P. 숄테 목사 역시 찬송가 의무 사용 및 비성찬 교인의 자녀 세례 거부 등의 문제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 결국 울룸 치리회는 1834년 10월 13일, '분리 및 복귀 선언서'를 발표하며 분리 운동에 동참했다.

이후 분리파 목회자와 교인들은 1847년부터 미국으로 이민하여 미시간주 홀랜드와 아이오와주 펠라에 독립적인 교회 공동체를 세웠다. 이들은 초기에는 RCA와 연합했으나, 곧이어 홀랜드 교회의 기스베르트 한(Gijsbert Haan)을 중심으로 RCA로부터의 분리를 주장하게 되었다. 한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 기반한 설교의 부재, 복음주의적 절기(크리스마스, 성금요일, 부활절, 승천일, 오순절)의 미준수, 가정에서의 사적인 세례 집례 등을 분리 이유로 제시했다.

'The Dutch Reformed in North America'는 이처럼 북미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복잡하고도 풍부한 역사적 여정을 상세히 기록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신학적 논쟁과 교회적 분열, 그리고 정통 개혁주의 신앙을 수호하려는 노력들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북미 개혁주의 신학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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