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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의 인쇄기, 그리고 AI 시대의 교회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10-2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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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성을 모방하고, 새로운 소통 기술이 시공간의 제약을 허무는 문명사적 전환기에 한국 교회가 서 있다. 한편에서는 AI가 제기하는 인간 본질에 대한 도전에 신학적 응전을 모색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QR코드 하나로 설교와 강의를 공유하는 기술의 실용적 가치에 주목한다. 이는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기술이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교회가 마주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보여준다.

15세기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금속 활자 인쇄술은 당대 최고의 기술 혁명이었다. 이 기술은 소수의 성직자와 귀족이 독점하던 지식과 정보를 대중에게 확산시키는 거대한 물결을 일으켰다. 당시 기득권층은 이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혼란을 두려워하며 경계했지만, 마르틴 루터와 같은 종교개혁가들은 달랐다. 그들은 인쇄술을 ‘복음 전파를 위한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여기고, 이를 활용하여 라틴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해 보급하고 95개조 반박문을 유럽 전역에 퍼뜨렸다. 기술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강력한 도구로 사용한 것이다. 그 결과, 잠자던 유럽의 영혼을 깨우는 거대한 부흥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오늘날 AI와 디지털 기술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이 기술의 파도를 두려워하며 둑을 쌓는 데에만 몰두할 것인가, 아니면 그 파도를 타고 더 넓은 복음의 바다로 나아갈 것인가. AI가 인간의 고유성을 위협한다는 위기감 속에서 우리는 오히려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이라는 인간의 본질을 더욱 선명하게 선포할 기회를 얻었다. 또한, ‘톡톡보드’와 같은 새로운 소통 도구를 통해 다음 세대와 더욱 효과적으로 소통하며 진리를 전수할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교회는 두 가지 사명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첫째,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결코 변하지 않는 복음의 본질과 성경적 인간 이해를 굳건히 붙들고 가르쳐야 한다. 기술이 인간을 정의하는 시대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을 정의함을 분명히 선포해야 한다. 둘째, 새로운 기술을 복음 전파와 교회 공동체 강화를 위한 선한 도구로 사용하는 지혜와 담대함을 가져야 한다. 구텐베르크의 인쇄기가 그러했듯, 이 시대의 기술 또한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믿고 복음의 지평을 넓히는 데 사용해야 한다.

기술의 발전은 교회를 위협하는 폭풍이 아니라,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라는 하나님의 신호일 수 있다. 두려움과 회피 대신, 분별력과 지혜로 무장하여 이 시대의 파도를 복음의 능력으로 헤쳐 나가는 한국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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