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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긍정의 믿음’이라는 신기루, 십자가 신학의 길을 묻다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10-30 07:10

본문

이번 CGI 세계교회성장대회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는 ‘성령 충만과 절대 긍정의 믿음’으로 요약된다. 이는 현실의 어려움과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도 믿음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선포하고 기대하라는 가르침으로, 많은 성도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절대 긍정의 믿음’이라는 구호가 자칫 성경이 말하는 믿음의 본질을 왜곡하고, 기독교 신앙을 인간의 욕망을 성취하는 도구로 전락시킬 위험은 없는지 신학적으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그의 저서 『나를 따르라』에서 ‘값싼 은혜’와 ‘값비싼 은혜’를 구분했다. ‘값싼 은혜’는 회개 없는 용서, 제자도 없는 신앙, 십자가 없는 부활을 말한다. 이는 인간의 자기만족과 현세적 축복에 초점을 맞춘, 복음의 본질이 제거된 기독교다. 이와 유사하게, 고난과 자기 부인, 그리고 하나님의 주권적인 뜻에 대한 순종을 간과한 채 오직 인간의 긍정적인 사고와 선포만을 강조하는 믿음은 ‘값싼 믿음’이 될 수 있다. 이는 마치 사막의 신기루처럼, 당장은 갈증을 해소해 줄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우리를 더 깊은 영적 갈증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위험한 가르침이다.

성경이 증언하는 믿음의 길은 형통과 성공의 길이 아니라, 고난과 인내를 통과하는 십자가의 길이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5장 3절에서 4절에 이렇게 기록했다.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성경적 믿음은 환난을 부정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환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선하신 뜻과 연단의 과정을 신뢰하며 인내하는 것이다. 또한 고린도후서 12장 9절에서 주님은 바울에게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능력은 인간의 강함과 긍정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약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주님만을 의지할 때 가장 온전하게 드러난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절대 긍정의 믿음’이라는 인간 중심적 신앙을 경계하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중심으로 하는 성경적 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 참된 믿음은 나의 뜻을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도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셨던 주님의 길을 따르는 것이다. 교회가 선포해야 할 것은 번영과 성공의 복음이 아니라, 죄인을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이며, 그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제자의 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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