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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의 저주를 넘어 오순절의 은혜로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11-0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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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에서 열린 이주민 한마음 체육대회는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건이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잠시나마 하나가 된 모습은 분명 감동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발성 행사가 이주민들이 겪는 구조적인 어려움과 차별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한국 교회는 이 현상을 통해 인간 사회의 근원적인 분열과 성경이 제시하는 참된 연합의 원리를 깊이 성찰해야 한다.

성경은 인류의 분열과 소통의 단절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창세기 속 바벨탑 사건은 하늘에 닿으려는 인간의 교만이 결국 언어의 혼잡과 흩어짐이라는 저주를 가져왔음을 증언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내고 단일한 힘을 과시하기 위해 탑을 쌓았지만, 하나님은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심으로 그 교만한 계획을 무너뜨리셨다. 오늘날 효율성과 단일성을 명분으로 이주민들의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존중하지 않고, 한국 사회의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시도 역시 또 다른 형태의 바벨탑을 쌓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성경은 분열의 저주에 대한 해답 또한 제시한다. 바로 사도행전의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이다. 각기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예루살렘에 모였을 때, 성령이 임하자 사도들은 방언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것은 그들이 제각기 다른 언어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모든 사람이 ‘각각 자기의 방언으로’ 하나님의 큰 일을 듣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 소리가 나매 큰 무리가 모여 각각 자기의 방언으로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소동하여 다 놀라 신기하게 여겨 이르되 보라 이 말하는 사람들이 다 갈릴리 사람이 아니냐 우리가 우리 각 사람이 난 곳 방언으로 듣게 되는 것이 어찌 됨이냐” (사도행전 2:6-8). 오순절의 기적은 언어의 통일이 아닌, 성령 안에서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이들이 장벽 없이 소통하고 이해하게 되는 초월적 연합이었다.

따라서 교회의 사명은 이주민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 문화를 주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그것은 바벨탑의 방식이다. 교회의 참된 사명은 오순절의 공동체를 구현하는 것이다. 즉, 성령의 능력 안에서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그들의 언어로 복음을 들을 수 있도록 도우며, 그들의 문화적 배경 속에서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이주민 체육대회가 보여준 일시적 화합을 넘어, 교회는 국적과 언어와 피부색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자매임을 매일의 삶으로 증거하는 ‘오순절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바벨탑의 저주를 이기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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