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연합예배서 ‘북한교회 회복 7대 원칙’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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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대비한 복음적 재건 방향 제시”
부활의 생명과 소망을 기념하는 2026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통일 이후 북한교회 재건을 위한 구체적 방향이 제시됐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거행된 예배에서 참석자들은 ‘북한교회 회복을 위한 7대 원칙’을 공식 채택하며 통일 시대를 대비한 선교적 로드맵을 천명했다.
이번 7대 원칙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학계와 선교 현장의 전문가 자문을 거쳐 마련한 것으로, 해방 이전 북녘 교회의 역사적 기반과 현재 북한 내 지하교회의 실태를 반영한 성경적 기준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단순한 선언을 넘어 실제 통일 이후 교회 재건을 염두에 둔 전략적 원칙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번 원칙은 과거의 교회 유산과 현재의 신앙 현실을 동시에 고려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995년 설립된 한기총 북한교회재건위원회(위원장 김상복 목사)의 조사에 따르면, 1945년 해방 이전 북한 지역에는 총 2,850개의 교회가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후 한국교회가 교단별로 해당 교회를 ‘입양’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재건 작업은 오랜 기간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왔다.
반면 북한 내부에서는 여전히 신앙이 이어지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선교 단체들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최소 1만 명에서 최대 40만 명에 이르는 지하교회 성도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외형적 교회는 사라졌지만 복음의 생명은 끊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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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부활절 연합예배에서의 7대 원칙 채택은 이러한 현실 인식 위에서, 통일 이후 북한교회를 어떻게 세워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한국교회가 선언을 넘어 준비로 나아가야 할 시점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7대 원칙의 핵심은 북한 지하교회를 중심으로 한 ‘내부 주체성’ 확립과 한국교회의 ‘섬김의 역할’에 있다. 첫 번째 원칙은 지난 75년간 신앙을 지켜온 북한 지하교회를 향후 북한교회 회복의 주역이자 선교의 중심으로 규정했다. 외부에서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북한 내 신앙 공동체를 중심으로 교회를 재건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두 번째 원칙은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한 자기 절제를 강조했다. 한국교회는 북한교회에 대해 ‘외부인’이라는 인식을 전제로, 주도권을 내려놓고 섬김과 지원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원칙에서는 교단 간 연합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거 초기 선교사들이 선교지 분할 정책을 통해 질서 있게 복음을 전했던 모델을 참고해, 교단 간 경쟁을 지양하고 연합된 구조 속에서 북한교회 재건을 추진해야 한다는 방향이다. 특히 개교단주의를 내려놓고 ‘한국 기독교’라는 이름 아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 명시됐다.
다섯 번째 원칙은 북한교회 회복이 단순한 민족 내부 문제를 넘어, 유라시아 대륙과 세계 선교를 향한 전략적 전초기지가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통일 이후 북한은 지정학적 위치상 글로벌 선교 확장의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섯 번째 원칙은 남북 교회의 협력을 통한 민족 동질성 회복을 강조했다. 남한교회는 재건된 북한교회와 협력하여 신앙적·문화적 간극을 좁히고, 나아가 공동의 세계선교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마지막 일곱 번째 원칙은 교회 재건 과정에서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개교단 확장이나 건물 중심의 교회 성장 전략을 지양하고, 순수 복음 전파와 신약교회적 원형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건축 중심의 접근을 경계하며, 본질적 교회 회복에 방점을 두었다.
이번 7대 원칙 채택은 단순한 선언을 넘어, 통일 이후를 대비한 한국교회의 책임과 방향을 재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 통일 이후 교회 재건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보다 준비된 자세로 통일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제기됐다.
부활의 신앙 위에 세워진 이번 결의는, 무너진 북녘 교회 위에 다시 복음의 터전을 세우기 위한 한국교회의 공동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교회가 분열을 넘어 연합과 협력으로 나아갈 때, 통일 이후 북한교회 회복은 새로운 선교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