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법학회, “정교유착 방지법안은 위헌적 과잉 입법…즉각 철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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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자유·사유재산권 침해 우려 제기
민법 체계 흔드는 법 만능주의
민법 개정 아닌 특별법 제정이 해법
한국교회를 법적으로 대변해 온 사단법인 한국교회법학회(이사장 소강석=사진 왼쪽, 학회장 서헌제=사진 오른쪽)가 국회에 제출된 ‘정교유착 방지법안’(민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하며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교회법학회는 13일 성명을 통해 지난 1월 9일 발의된 해당 개정안(대표발의 최혁진)이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하며, “위헌적 과잉 입법으로 사회적 갈등만 초래할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학회는 성명에서 “반사회적 종교단체의 폐해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이유로 민법 체계 자체를 흔드는 방식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행정권이 종교 내부에 자의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위험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밝혔다.
법학회는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로 ‘법 만능주의’에 기반한 민법 체계의 훼손을 지적했다. 성명에 따르면, 현행 형법과 민법, 행정법 체계 내에서도 사이비 종교의 불법 행위에 대한 제재는 충분히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민법에 ‘정교분리 위반’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도입해 종교법인을 해산하고 재산을 몰수하려는 시도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기독교·불교·천주교 등 정통 종교단체마저 주무관청의 판단에 따라 해산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결국 모든 종교를 국가 권력의 통제 아래 두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러한 입법은 오히려 반사회적 종교단체가 정통 종교의 반발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는 부작용까지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개정안이 종교의 본질적 문제를 외면한 채 정치적 기준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법학회는 “가스라이팅, 헌금 갈취, 가정 파괴 등 실제 피해를 유발하는 핵심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규정이 없다”며 “오히려 ‘정교유착’이나 ‘공직선거법 위반’ 등 정치적 논란이 개입될 수 있는 기준만을 해산 사유로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종교인의 설교, 강론, 법문 등 신앙 표현 자체를 규제하는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종교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의 종교법인 해산 사례를 언급하며 “핵심 사유는 정치적 유착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조직적 불법 행위였다”고 지적하고, “이번 개정안은 입법 목적과 수단 사이의 정당성을 상실한 과잉 입법”이라고 평가했다.
사유재산권 침해 문제 역시 핵심 쟁점으로 제기됐다. 법학회는 “해산된 종교법인의 잔여 재산을 일률적으로 국고에 귀속시키는 조항은 헌법상 사유재산권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종교단체 재산은 신도들의 자발적 헌금으로 형성된 총유재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법인이 해산되더라도 해당 재산은 피해 신도들의 회복과 보상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국가가 이를 일괄적으로 몰수하는 것은 종교 공동체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법학회는 대안으로 ‘특별법’ 제정을 제시했다. 법학회는 지난 3월 30일 제37회 학술세미나를 통해 기독교와 천주교 법학자 및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반사회적 종교단체 해산의 법적 논의’를 진행했으며 이 자리에서 공통적으로 “현행 개정안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는 입법으로 철회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또한 프랑스와 일본의 입법 사례를 참고해 별도의 전문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반사회적 종교단체 해산에 관한 특별법(가칭)’을 제정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 대안이라고 제안했다.
법학회는 “행정관청에 과도한 조사권과 해산권을 부여하고 종교 재산을 사실상 몰수하려는 이번 개정안은 민주주의와 정교분리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규정했다. 아울러 “현재 해당 법안은 국회와 종교계 전반에 극심한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발의 의원들은 종교계와 법학자들의 우려를 수용해 즉각 법안을 철회하고, 실질적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종교의 본질적 가치를 수호하고 반사회적 세력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할 수 있는 균형 잡힌 법적 대안을 마련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교유착 방지법안’(민법 개정안)은 극한 갈등만 초래하므로 즉시 철회하여야 한다.”
한국교회법학회 성명서 전문
한국교회법학회는 지난 1월 9일, 국회에 제출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최혁진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제2215932호)이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 사유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음을 밝히며, 이 법안의 즉각적인 철회와 그 대안으로 특별법(가칭 “반사회적 종교단체 해산에 관한 법률”)의 제정을 촉구한다.
이 법안은 반사회적 종교단체의 비리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그 실상은 민법의 기본 원리를 뒤흔들고 행정관청이 정통 종교단체인 기독교·불교·천주교 등의 종교 내부 영역까지 자의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위헌적 과잉 입법'에 불과하다. 이 법안은 결국 모든 종교단체를 권력의 통제 아래 두게 될 위험이 크다. 이에 한국교회법학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정교유착 방지법안’(민법 개정안)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우리의 요구를 단호히 천명한다.
1. ‘법 만능주의’에 기댄 보편적 민법 체계의 파괴를 반대한다.
사이비 종교의 반사회적 폐해를 제재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형법, 민법, 행정법 체계 내에서 질서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일반 법인에 적용되는 민법에 ‘정교분리 위반’이라는 포괄적이고 모호한 기준을 들이대어 종교 법인을 해산하고 재산을 몰수하겠다는 발상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다. 이는 자칫 기독교·불교·천주교와 같은 정통 종교단체마저 주무관청의 입맛에 따라 ‘종교단체 해산’의 타격권 안에 넣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오히려 처벌받아야 할 반사회적 종교단체들이 정통 종교의 저항 뒤로 숨어버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2. 본질을 외면한 ‘정치적 잣대’의 입법 남용을 중단하라.
이 개정안은 정작 반사회적 종교단체의 핵심 폐해인 가스라이팅, 헌금 갈취, 가정 파괴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대신 ‘정교유착’, ‘공직선거법 위반’과 같은 정치적 논란이 다분한 기준만을 해산 사유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특정 종교인의 설교나 강론, 법문과 종교적 신념 표현에 재갈을 물리는 정치적 도구로 악용될 위험이 크다. 일본 통일교 해산 사례에서도 핵심 사유는 정치적 유착이 아닌 ‘장기간에 걸친 조직적 불법 헌금 갈취’였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본 개정안은 입법 목적과 수단 사이의 정당성을 상실한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위험한 법안이다.
3. 사유재산권 보호라는 헌법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점을 경계한다.
이 개정안은 해산 종교 법인의 잔여 재산을 일률적으로 국고에 귀속(몰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는 민법상 사적 자치의 원칙과 헌법상 사유재산권 보장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종교단체의 재산은 신도들의 자발적 헌금으로 조성된 ‘총유재산’이다. 법인이 해산된다고 하더라도 그 재산은 피해 입은 신도들의 보상에 우선으로 사용돼야 마땅하다. 일본의 종교법인법조차 이러한 자율성과 피해자 보호를 존중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4. ‘특별법’ 제정을 통한 세밀하고 실질적인 제재 수단이 요구된다.
본 회는 지난 3월 30일 개최한 제37회 학술세미나를 통해, 이 분야에 정통한 기독교와 천주교의 법학자와 전문가를 패널로 하여 “반사회적 종교 단체 해산의 법적 논의" , "사이비 종교의 반사회성과 폐해", "정교유착 방지법안(민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 "일본에서의 종교 법인 해산과 그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하고 토론하였다. 특정 종교의 관점이 아닌,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을 수호하려는 종교계 다수의 의견을 담아내는 행사였다. 법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이 개정안이 과잉 금지의 원칙에 어긋나는 ‘과잉 입법’으로서 ‘철회’하는 것이 답이라고 확인하였다. 그 대안으로 특별법(가칭 “반사회적 종교단체 해산에 관한 법률”)제정 시에 포함되어야 할 구체적 기준도 제시하였다. 반사회적 종교단체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민법의 무리한 개정이 아닌, 프랑스와 일본 등의 입법례를 참고하여 전문적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올바른 대안일 것이다.
우리의 요구
“행정관청에 무소불위의 조사권과 해산권을 부여하고, 종교 재산을 사실상 몰수하려는 ‘정교유착 방지법안’(민법 개정안)은 그 출발부터 민주주의와 정교분리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난다. 현재 이 개정안을 두고 국회와 종교계, 더 나아가 사회 전반에 극한 갈등만 초래하고 있다. 과잉 입법에 기독교는 물론 정통 종교단체까지 나서 반대하고 있다. 이에 이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종교계와 법학자들의 우려와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여 이 개정안을 즉시 철회하고, 실질적인 대안인 특별법(가칭 “반사회적 종교단체 해산에 관한 법률”) 제정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국교회법학회는 앞으로도 한국교회와 함께 ‘종교의 본질적 가치’를 수호하고, 반사회적 세력으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키고 보호할 수 있는 올바른 법적 대안을 마련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2026. 4. 13.
사단법인 한국교회법학회
이사장 소강석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