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주간, 한국의 미를 담은 옛돌과 목가구… 전통의 가치 재조명
김형석 기자
작성일 2026-06-01 16:56
본문

이 가운데 '뮤지엄×거닐다' 프로그램의 서울 투어는 '전통으로 만나는 한국의 미'를 주제로 우리옛돌박물관, 한국가구박물관, 혜곡최순우기념관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마련되었다.
지난 5월 20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국립현대미술관 앞에 집결하여 수신기 및 명찰을 수령한 후, 소형 버스를 이용해 첫 번째 목적지인 우리옛돌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우리옛돌박물관: 돌에 새겨진 역사와 문화**
세계 유일의 석조 박물관인 우리옛돌박물관은 한때 돌산이었던 자리에 2천여 점의 석조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천미전 관장은 “비가 오면 석조물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돌의 결이 선명해지기 때문”이라며, 야외 전시장에서는 석조물과 함께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야생화를 심어 계절마다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문인석, 장군석, 동자석, 벅수, 석탑, 불상 등 국내외에서 수집된 다양한 한국 석조물을 실내외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조선시대 사대부 무덤에 주로 사용되었던 석조물들은 시대별, 신분별 특징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조선 초·중기에는 검은 모자에 공복을 입고 홀을 쥔 형태가 주를 이루었으나, 후기로 갈수록 금줄 장식의 예복을 입는 등 더욱 화려해졌다. 무덤 주인의 신분에 따라 크기 또한 달랐는데, 영의정 계급은 중간 크기, 대군 무덤에는 180cm 이상의 석조물이 세워지기도 했다.
천 관장은 벅수(석장승)가 마을 사람들이 직접 만들었던 석물임을 강조하며, 화강암이 아닌 무른 돌을 사용했기에 일반인도 조각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옛돌을 통해 한국의 계급 문화, 무속 신앙, 다산 기원 풍속, 시대별·지역별 특색까지 엿볼 수 있어 참가자들은 흥미로워했다.
야외 전시장 '돌의 정원'은 '승승장구의 길', '무병장수의 길' 등 주제별로 구성되어 있어 산책과 명상을 동시에 경험하는 듯한 상쾌함을 제공했다. 실내 전시와 연계된 관람은 예상보다 풍성한 경험을 선사했다.
**한국가구박물관: 자연의 결을 담은 목가구의 미학**
다음으로 방문한 한국가구박물관은 창경궁의 기둥과 기와 일부를 수습해 만든 궁궐 양식의 한옥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내부 전시실에는 나무 종류와 용도별로 분류된 목가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현재 재정비 중으로 내부 사진 촬영은 제한되었다.
한부남 팀장은 감나무 목가구를 소개하며, “감나무를 반으로 잘라 불에 그을리면 탄닌 성분이 타면서 검은 결이 생기는데, 우리 선조들은 이 자연의 결을 데칼코마니처럼 좌우 대칭으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방문객이 가구 위의 그림을 보고 “인간이 그린 것인가”라고 물었을 때 “자연이 그린 그림”이라고 답하자 감탄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단풍나무 가구는 따뜻한 오렌지빛을 띠며, 나무뿌리 부분을 사용하면 이처럼 밝은 색이 나온다고 한다. 나무가 병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생긴 옹이결을 '용트림'이라 부르며, 아팠던 나무가 더 아름다운 결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특산 휘가시나무로 만든 가구는 거친 표면의 구멍을 흰 석회 가루로 메워 핀스트라이프 패턴 같은 세련미를 보여주었다. 한 팀장은 200년 전 디자인임에도 현대 가구를 능가하는 세련미를 갖췄다고 평가하며, 미닫이와 여닫이가 교차하고 층별 분리·결합이 가능한 구조를 시연해 참가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정원에 사용된 마사토는 조선시대 방범 역할을 했으며, 걸을 때마다 소리가 나 외부 침입을 알리는 기능을 했다. 또한 비가 오면 배수 역할을 하고, 낮에는 햇빛을 반사해 집 안을 밝히는 채광 역할도 수행했다.
최소한의 장식으로 최대한의 미학을 구현한 조선 목가구는 한옥 창을 통해 들어오는 은은한 빛 속에서 복잡한 현대인의 정신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혜곡최순우기념관: 근현대 건축과 예술의 조화**
마지막으로 방문한 혜곡최순우기념관은 국립중앙박물관 초대 관장을 지낸 최순우 선생의 옛집으로, 근현대 건축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기사 공유하기
추천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