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축구단 방남, 경색된 남북 관계 속 희망의 씨앗 되기를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5-2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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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재의 경색된 남북 관계 현실을 고려할 때 이번 만남의 의미를 과대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의 '두 국가론' 발표 이후 최초로 이루어진 교류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과소평가할 수도 없다. 이번 여자축구팀의 방문은 향후 북한의 '두 국가론' 이후 남북 간의 만남과 교류가 어떻게 전개될지 전망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했다.
남북 체육 교류의 역사는 깊다. 1963년 스위스 로잔과 홍콩에서 전쟁 이후 처음으로 남북 체육회담이 열렸으며, 1991년 스위스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남북 여자 단일팀이 중국을 꺾고 우승하는 감동적인 순간을 연출하기도 했다. 당시 한반도기가 게양되고 아리랑이 울려 퍼졌던 장면은 영화 '코리아'로 제작될 만큼 깊은 울림을 주었다. 한반도기와 아리랑은 1960년대부터 시작된 남북 체육회담의 결과물로, 이념이나 색깔론을 떠나 남북이 합의를 통해 이룬 상징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후 남북 단일팀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하키를 포함해 총 13차례 성사되었으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의 최초 공동 입장을 시작으로 총 12차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평화의 상징인 공동 입장을 선보였다.
이처럼 남북 체육 교류는 비정치적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남북 관계의 흐름을 반영해왔다. 관계가 좋을 때는 선수들이 반갑게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서먹한 분위기가 감돌기도 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은 2012년 창단된 평양 연고의 기업형 축구단으로, 선수 대부분이 연령별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국가대표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조별 예선에서 수원팀을 3-0으로 이기고 도쿄팀에 4-0으로 패하는 등 준결승에 진출했다.
북한이 '두 국가론'을 주장하면서도 이번 여자축구단 방문을 허가한 배경에는 국제 경쟁력 강화와 대회 우승을 통한 국제 무대에서의 활약이라는 실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지난 2월 9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관계에 대해 '국익에 준한 냉정한 계산과 철저한 대응'을 선언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즉, 실질적인 이익이 있다면 교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 체육 교류는 과거와는 다른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호칭 문제다. 이번 대회는 클럽 대항전이므로 '내고향여자축구단'으로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다만, 국제 무대에서는 정식 국호를 사용하는 관행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응원은 차분하게 진행해야 한다. 국제축구연명(FIFA)의 '정치적, 종교적 메시지 경기장 내 표현 금지'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과거 남북 공동 응원에 사용되었던 한반도기 사용은 북한의 의사와 FIFA 규정을 고려하여 자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신변 보호다. 시위나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북한 선수단과 관계자들의 신변 보호와 편의 보장을 통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한국이 국제 체육계에서 쌓아온 운영 능력과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축구 경기가 별 탈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북한의 참여는 더 많은 시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대회 인기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여건이 조성된다면 우리 선수단 역시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 체육 경기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가 적대적일지라도, 적대를 완화하려는 노력은 중요하다. 남북 관계의 실질적인 내용이 앞으로의 관계 설정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번 만남이 남북 간 교류를 다시 시작하고 더욱 활발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원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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