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남북 여자축구, 승패 넘어선 화합의 장을 열다
김형석 기자
작성일 2026-05-2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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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으로, 북한 내고향축구단은 공동 응원단의 뜨거운 응원 속에 2대1 역전승을 거두며 대회 첫 우승 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초반, 수원FC위민이 후반 4분 하루히 선수의 선제골로 앞서가며 홈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북한 내고향축구단은 후반 10분 최금옥 선수의 동점골에 이어 후반 22분 김경영 선수의 결승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수원FC위민에게도 동점의 기회는 있었다. 후반 33분 페널티킥을 얻었으나, 키커로 나선 지소연 선수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후 지소연 선수는 "골키퍼를 속이려다 타이밍을 놓쳤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충혈된 눈으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길영 수원FC위민 감독은 "궂은 날씨에도 응원해 주신 팬들께 죄송하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는 통일부와 시민단체, 실향민 단체 등 200여 단체가 꾸린 공동응원단과 일반 관중을 포함해 총 5,763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수원FC위민과 내고향의 엠블럼이 함께 그려진 깃발이 배포되고, '내고향여자축구단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리는 등 화합의 분위기가 연출됐다. 응원은 마이크 대신 박수와 환호로 이어졌으며, 북한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설 때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공동응원단으로 참가한 한 관객은 "축구도 좋아하지만, 정부가 바뀐 뒤 남북 관계의 조심스러운 변화를 체감하고 싶었다. 빗속에서 남북이 승리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모습이 기쁘면서도 숙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북한 내고향축구단을 이끈 리유일 감독은 "비가 많이 오고 원정 경기였던 어려운 조건에서도 선수들이 높은 정신력을 발휘했다"며 승리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김경영 선수는 "선수단이 하나로 달렸기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은 북한 여자축구 클럽팀으로는 첫 사례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성사된 남북 여자축구의 만남이었다. 내고향축구단은 오는 23일 일본의 도쿄 베르디 벨레자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비록 수원FC위민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소연 선수는 리그 우승을 통해 다시 AWCL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빗속에서 펼쳐진 이날 남북 맞대결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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