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민 목사, '샬롬 재정학' 출간… "돈의 영역에서도 하나님의 통치 회복해야"
김형석 기자 기자
작성일 2026-09-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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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가 오랫동안 신앙과 경제 영역을 분리해 온 구조적 모순을 정면으로 파헤치는 책이 출간되었다. 구영민 목사의 『샬롬 재정학』(샘솟는기쁨, 2024년 1월 1일 출간)은 한국 교회 내 깊숙이 자리한 '돈맹 신앙(Spiritual Financial Illiteracy)'이라는 위기를 드러내고, 돈의 영역에서도 하나님의 통치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요청을 던지는 신앙 실천서이다.
저자인 구영민 목사는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투자 관리자로 활동했던 실무 경험과 목회 현장에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체감한 이력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다. 이러한 이중적 경험은 『샬롬 재정학』이 단순한 도덕적 권면이나 추상적인 신학 담론에 머물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는 통찰서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그는 금융 시스템의 구조를 모르는 관찰자가 아닌, 그 한가운데를 통과해 온 증언자이자 신앙 공동체의 약점을 가까이에서 목격한 목회자로서 발언한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 교회가 직면한 핵심 문제로 '돈맹 신앙'을 진단한다. 이는 단순히 돈을 사랑하거나 물질주의적 욕망의 문제를 넘어, 돈의 작동 원리와 재정 구조에 대한 무지 속에서 신앙과 재정을 분리하여 살아가는 신앙 태도를 의미한다. 저자는 성도들이 헌금은 드리지만 가정 예산 앞에서 하나님을 잊고, 교회가 기도와 말씀을 말하면서도 실제 의사결정에서는 수익과 손익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청년 세대는 부채와 불안 속에 신앙을 잃어가고, 교회는 재정 투명성 논란으로 신뢰를 잃는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교회 전체의 영적 질병으로 규정한다.
『샬롬 재정학』의 핵심 명제는 “돈을 다스리라, 돈에게 다스림 받지 말라”이다. 이는 단순한 재정 관리 슬로건을 넘어 인간의 정체성과 신앙의 방향을 규정하는 신학적 선언으로 제시된다. 저자는 성도를 소유자가 아닌 특별관리자, 즉 청지기로 규정하며, 이러한 전환은 재정에 대한 모든 태도를 근본에서부터 재구성한다고 설명한다. 돈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관리하도록 부름받은 존재라는 이해는 소비, 노동, 저축, 투자, 나눔에 대한 관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책은 이러한 신학적 전환을 구체적인 삶의 영역으로 끌어내린다. 소비는 만족과 절제를 통해 샬롬의 경제를 회복하는 행위로, 노동은 생계를 위한 수단이 아닌 하나님이 주신 소명으로, 저축과 투자는 불안과 욕망의 산물이 아닌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책임 있는 관리 행위로 재정의된다. 나눔은 개인의 선행을 넘어 공동체와 사회의 공공선을 실현하는 신앙의 핵심 실천으로 제시된다. 이를 통해 신앙이 삶의 주변부가 아닌 경제 활동의 중심 원리가 되어야 함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이 책은 교회 안에서 오랫동안 금기시되어 온 재정 교육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중요한 공헌을 한다. 저자는 예수의 비유 중 상당수가 돈과 재물에 관한 것이었음을 상기시키며, 오늘날 강단이 이 주제 앞에서 침묵하고 있음을 비판한다. 이는 신앙과 경제를 분리해 온 영적 이원론 자체에 대한 도전이며, 교회는 성도들이 재정을 신앙적으로 이해하고 다룰 수 있도록 가르칠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한다.
또한, 『샬롬 재정학』은 번영신학과 소비주의에 대한 균형 잡힌 비판을 제시한다. 물질적 축복을 신앙의 증거로만 해석하는 왜곡된 신앙관을 경계하면서도, 가난을 미화하거나 경제 활동 자체를 경계하는 금욕주의적 태도 또한 비판한다. 저자가 말하는 샬롬은 단순한 개인의 윤리적 절제가 아닌, 하나님 나라의 질서가 삶의 모든 영역에 스며드는 총체적 회복의 비전이며, 재정은 그 비전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중요한 장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 교회가 직면한 교회 성장 둔화, 청년층 이탈, 사회적 신뢰 하락이라는 복합적 위기의 상당 부분이 신앙과 삶, 특히 신앙과 돈의 분리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하며, 영적, 신학적, 실천적 차원에서 위기를 직면하도록 이끈다. 『샬롬 재정학』은 단순히 개인의 재정 관리법을 배우는 책을 넘어, 신앙의 구조를 다시 설계하고 교회의 언어를 재구성하는 책이며, 돈의 문제를 외면한 채 신앙을 말해 온 한국 교회에 대한 깊은 성찰의 요청이자 새로운 회복의 길을 제시하는 안내서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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