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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계명, '도둑질하지 말라'의 신학적 근거와 재산권의 정당성

김형석 기자 기자
작성일 2026-10-09 09:00

본문

도서 표지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십계명을 주신 것은 애굽에서의 해방 직후였다. 이때 하나님은 애굽의 거짓 신들을 심판하시며 자신의 주권적인 통치를 만천하에 선포하셨다. 이러한 하나님의 절대 주권은 시편 24편 1-2절과 예레미야 18장 1-6절, 그리고 로마서 9장 13-24절에 명확히 나타난다. 시편 기자는 "땅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 세상과 그 안에 사는 모든 것이 주의 것"이라고 노래하며, 예레미야 선지자는 토기장이와 진흙의 비유를 통해 하나님의 창조주로서의 절대적인 권리를 설명한다. 사도 바울 역시 로마서에서 하나님의 주권적인 구원 사역을 강조하며 이러한 신학적 근거를 확장한다. 이는 하나님께서 만물을 창조하셨기에 모든 것에 대한 소유권과 사용처를 결정할 권리가 있음을 분명히 한다.

**재산권의 성경적 기초**

도둑질을 금지하는 제8계명의 근본적인 이해는 재산권의 성경적 기초 위에 세워진다. 성경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모든 것의 원천적인 소유주이심을 밝힌다. 하나님은 무(無)로부터 만물을 창조하셨기에 모든 것에 대한 절대적인 권리를 가지신다. 또한 하나님은 자신이 창조하신 것들 중 일부에 대한 부차적인 권한을 사람들에게 위임하시는데, 이는 사람이 자신의 노동과 노력을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낼 때 발생한다. 현대의 인권 사상이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에게서 비롯되었다고 여겨지지만, 로크 역시 그의 사상의 근간을 성경에서 찾았다. 로크는 그의 저서 '통치론'에서 하나님께서 "땅을 사람에게 주셨다"고 언급하며, 모든 것이 본래는 공유의 것이었으나 개인이 자신의 노동을 통해 그것을 분리하고 가공할 때 비로소 그의 재산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하신 것처럼, 인간도 자신의 노동을 통해 창조된 것에 대한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는 성경적 원리를 반영한다.

**'재산'과 '정당성'의 어원적 연관성**

'재산(property)'이라는 단어와 '정당성(propriety)'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proprius'에서 파생된 어원을 공유한다. 이는 '자신의 것', '고유한', '적절한', '올바른' 등의 의미를 내포한다. 20세기 철학자 고트프리트 디에체(Gottfried Dietze)는 그의 저서 '재산의 변호'에서 이러한 어원적 연관성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이탈리아어에서 'proprietà'는 '재산'과 '정당성'을 모두 의미하며, 스페인어에서도 'bueno'(좋은)와 같은 단어가 재산을 의미하는 데 사용되었다. 라틴어 'proprietas'는 '정당성'과 '재산'을 모두 지칭했으며, 'proprius'는 '좋은', '적절한', '자신의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언어적 연결성은 재산권이 단순히 소유의 개념을 넘어, 정당하고 올바른 권리임을 시사한다. 영어에서 'goods'(상품, 재산)라는 단어가 'good'(좋은)과 같은 어원을 가지는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독일어의 'Gut' 역시 재산과 좋음을 동시에 나타내는 단어이다. 이는 성경에서 말하는 재산권이 하나님의 질서 안에서 정당성을 가지며, 올바른 소유와 사용에 대한 책임을 동반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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