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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의 핵심, '이신칭의' 논쟁은 끝났는가?

김형석 기자 기자
작성일 2026-10-17 09:01

본문

도서 표지

알리스터 맥그래스(Alister McGrath) 박사의 저서 '종교개혁은 끝났는가?(Is the Reformation Over?)'는 16세기 종교개혁의 핵심 교리인 '이신칭의(以信稱義, Justification by faith alone)'가 현대 교회에서 여전히 유효한 논쟁거리인지 심도 있게 탐구한다.

이 책은 2021년 6월 28일, R.C. 스프로울(R.C. Sproul)의 글을 통해 Ligonier Ministries에서 소개되었으며, 현대 복음주의 진영 일부에서 종교개혁의 핵심이었던 '이신칭의' 교리가 더 이상 중요한 쟁점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현실을 지적한다. 일부에서는 루터 당시에는 옳았으나 지금은 아니라고 보거나, 16세기 종교개혁 당시의 논쟁을 '찻잔 속의 태풍'에 비유하며 그 중요성을 축소하려는 시도가 있음을 알린다.

그러나 저자는 16세기 종교개혁가들의 관점을 상기시킨다. 마르틴 루터는 '이신칭의' 교리를 교회가 서고 넘어지는 기사(article)라고 표현했으며, 장 칼뱅은 만사가 돌아가는 경첩(hinge)이라고 비유했다. 20세기 제임스 패커(J.I. Packer) 박사 역시 '이신칭의'를 다른 모든 교리가 서 있는 아틀라스에 비유했으나, 후에는 '복음의 작은 글씨'라고 표현을 완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역사적 관점과 현대의 평가 사이의 간극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변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긍정적인 변화로는 신학적 논쟁에서 상호 간의 존중과 관용이 증대된 점을 꼽을 수 있다. 과거와 달리 교리적 차이로 인해 화형이나 고문이 자행되는 일은 사라졌다. 또한, 로마 가톨릭교회가 그리스도의 신성, 대속, 성경 영감 등 기독교 정통 교리에 있어서는 굳건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낙태나 윤리적 상대주의와 같은 도덕적 문제에 있어서도 일관된 태도를 보인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과거 바티칸 제1차 공의회에서 개신교도를 '이단자'로 칭했던 것과 달리, 바티칸 제2차 공의회에서는 '분리된 형제'로 칭하는 등 어조의 변화도 감지된다.

하지만 저자는 '나쁜 소식'도 있음을 경고한다. 16세기 이후 로마 가톨릭교회는 수많은 교리를 독단(dogma)으로 선포했으며, 특히 지난 150년간 마리아론 관련 교리들이 다수 확정되었다. 1870년 바티칸 제1차 공의회에서는 교황 무류성(papal infallibility)이 교의로 선포되었고, 최근 발간된 가톨릭 교리서는 트리엔트 공의회의 결정, 특히 '이신칭의'에 대한 트리엔트의 정의와 종교개혁의 '이신칭의'에 대한 파문(anathema)을 재확인하고 있다. 또한 연옥, 면죄부, 공로 저축 등도 재확인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마이클 호튼(Michael Horton)은 '지난 수십 년간 무엇이 최초의 복음을 중요하지 않게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신칭의' 논쟁은 단순히 신학의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원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직결된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트리엔트 공의회에서부터 현재까지, 인간의 '내재적 의로움'을 근거로 의롭다 함을 얻는다고 가르친다. 만약 이러한 의로움이 내재하지 않으면 지옥에 가거나, 남은 불순물을 정화하기 위해 수백만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연옥에 가야 한다고 본다.

이에 반해 성경적이고 개혁주의적인 관점은 오직 그리스도의 의만이 우리의 의롭다 함의 유일한 근거이며, 이 의는 믿는 자에게 전가(imputation)된다는 것이다. 즉,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믿는 순간, 구원에 필요한 모든 것이 그리스도의 전가된 의로 말미암아 소유된다. 따라서 핵심적인 질문은 '나의 의로움으로 의롭다 함을 얻는가?' 혹은 루터가 말한 것처럼 '나의 것이 아닌, 그리스도의 것인 외재적 의로움(alien righteousness, extra nos)'으로 의롭다 함을 얻는가? 하는 것이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16세기부터 현재까지 믿음, 그리스도, 은혜를 근거로 의롭다 함을 얻는다고 주장하지만, 그 근거와 방식에 있어서 개혁주의와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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