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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독교개혁교회, 성경적 성 윤리 재확인… 교회 규율 강화 움직임

김형석 기자 기자
작성일 2026-10-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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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표지

미국에 기반을 둔 기독교개혁교회(Christian Reformed Church, 이하 CRC)가 최근 열린 총회에서 성경적 성 윤리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를 따르지 않는 교회에 대한 규율 적용을 시사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열린 총회에서 CRC는 123대 53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부도덕함(unchastity)'의 범주에 간음, 혼전 성관계, 혼외 성관계, 다자간 연애, 포르노그래피, 동성애적 성관계 등을 포함한다고 결의했다. 이는 단순히 성경적 성 윤리를 재확인하는 것을 넘어, 이를 따르지 않는 회중들에 대한 교회 규율 적용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결정은 CRC의 역사와 신학적 배경을 고려할 때 주목할 만하다. CRC는 1857년 네덜란드 이민자들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당시 미국개혁교회(Reformed Church in America)로부터 건전한 교리 설교의 부족과 미국 문화에 대한 안일한 적응을 이유로 분리되어 나왔다. 20만 명의 회원과 약 1,000개의 교회, 그리고 칼빈대학교와 칼빈신학교를 산하 기관으로 두고 있는 CRC는 미국 내 세 번째로 큰 개혁교단이다.

이번 총회의 결정은 6년 전부터 시작된 성 윤리에 대한 논의의 결과물이다. 당시 CRC는 성 윤리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175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이 보고서는 교회의 역사적 가르침을 명확히 하고 이를 옹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총회 대의원들이 성경적 성 윤리의 신앙고백적 지위를 확언하고 교회 규율을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총회는 5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해당 보고서를 받아들이고, 특히 동성 결혼을 한 인사를 부제로 임명한 넬란드 애비뉴 CRC(Neland Avenue CRC)에 대해 즉각적인 임명 무효를 지시했다. 이는 교계 내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일부에서는 칼빈대학교 교수진의 약 3분의 1이 이번 결정이 학문적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불과 6년 전에는 동성 결혼 주례를 허용하는 보고서가 총회에 제출된 바 있어 이번 결정은 교단 내 보수와 진보 간의 첨예한 갈등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분석된다.

CRC의 성 윤리 논쟁은 미국 내 다른 교단들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고 보편화되면서 많은 교단이 성 윤리 문제로 씨름하거나 분열을 겪고 있다. 그러나 CRC의 이번 결정은 몇 가지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첫째, 진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던 교단이 스스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둘째, 일반적으로 젊은 세대가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과 달리, 이번 총회에서는 오히려 연장자들이 성적 포용을 요구하고 젊은 세대가 성경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CRC의 이러한 움직임은 과거 1990년대 중반 여성 안수 문제로 겪었던 갈등과 비교되기도 한다. 당시 CRC는 여성 안수에 대한 결정을 각 교회에 맡기기로 했으며, 이 결정은 성경 해석 방식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와 함께 보수적인 성도들의 이탈을 야기했다. 실제로 당시 36개 교회, 약 7,500명의 성도가 분리되어 북미연합개혁교회(United Reformed Churches in North America, URCNA)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후 CRC는 여성 안수를 확대하는 등 점진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이번 총회의 결정은 CRC가 성경적 가르침으로 회귀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이 교단 내 갈등을 봉합하고 신앙 공동체를 하나로 묶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과제로 남았다. 교계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CRC의 미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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