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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서의 교회, 삶으로 증명하는 복음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6-2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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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정한 이야기에 목말라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와 마블의 세계관이 세대를 사로잡는 이유는, 그것이 단편적인 지식이나 교훈을 넘어 우리 삶의 근원적 질문과 맞닿아 있는 거대한 서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디 이야기적 존재이며, 자신의 삶을 의미 있는 이야기의 일부로 이해하고자 하는 깊은 갈망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성경이 단순한 율법서나 교리집이 아니라 장엄한 구원의 이야기라는 사실은 한국 교회에 깊은 통찰을 던져준다.

교회는 이 구원의 이야기를 단지 강단에서 선포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교회 공동체 자체가 세상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그리스도의 편지'이자, 살아있는 복음의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오늘 우리가 접한 뉴스들은 바로 이 '살아있는 이야기'의 구체적인 편린들을 보여준다. 장애를 가진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의 헌신은, 세상의 어떤 웅변보다도 강력하게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이라는 위대한 서사를 증명하는 한 편의 짧은 이야기다. 이는 계산과 효율을 따지는 세상의 논리를 뛰어넘어, 약함 속에서 온전해지는 하나님 나라의 역설을 삶으로 그려내는 감동적인 실화다. 또한, 떠나는 목회자를 향한 성도들의 진심 어린 축복은, 단순한 작별 인사를 넘어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가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실재적으로 경험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간증이다. 이는 성령 안에서 하나 된 교회가 서로에게 어떻게 '은혜와 평강'의 통로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에서 미리엘 주교는 빵을 훔친 장발장에게 은촛대마저 내어주며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다. 주교의 행위는 단순한 자선이 아니었다. 그것은 율법과 정죄의 이야기에 갇혀 있던 한 영혼을 용서와 구원이라는 새로운 이야기 속으로 초대한 강력한 복음의 실천이었다. 장발장의 남은 생애는 바로 그 이야기의 살아있는 증거가 되었다.

한국 교회는 이제 세상에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넘어, 어떤 이야기를 살아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의 예배와 사역, 성도의 교제가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이야기로 읽혀지고 있는가? 우리의 공동체는 삭막한 세상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에게 장발장이 만난 미리엘 주교처럼, 그들의 낡은 실패의 서사를 끊어내고 새로운 은혜의 서사를 시작하게 하는 '은촛대'가 되어주고 있는가? 교회는 복음이라는 위대한 이야기를 삶으로 살아내고, 세상에 그 이야기를 증명해 보일 때 비로소 시대의 희망이 될 수 있다. “너희는 우리로 말미암아 나타난 그리스도의 편지니 이는 먹으로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살아 계신 하나님의 영으로 쓴 것이며 또 돌판에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육의 마음판에 쓴 것이라” (고린도후서 3:3)는 바울의 선언처럼, 우리 각자의 삶이 곧 복음의 이야기가 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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