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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광장으로 부름받은 교회, 빛과 소금의 사명을 재확인하다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9-25 07:10

본문

유엔의 복도에서 생명의 존엄을 외치는 목소리가 울리고, 세속주의의 심장부 프랑스에서는 가톨릭 교육이 공론의 장에 오르며, 아르헨티나 의회는 복음주의 학교의 백 년 공로를 치하한다. 지구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각기 다른 소식들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가리키고 있다. 그것은 바로 교회가 더 이상 역사의 방관자나 영적 안식처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상의 광장으로 나아가 하나님의 진리를 선포하도록 부름받고 있다는 시대적 요청이다.

오늘날 교회는 안팎으로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밖으로는 생명을 경시하고 창조 질서를 부정하는 세속적 이데올로기가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고, 안으로는 박해받는 교회마저 자유롭지 못한 분열과 갈등의 누수가 공동체의 기초를 흔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세상의 광장으로 나아가는 걸음은 결코 순탄할 수 없다. 그것은 영적 전투이며, 동시에 십자가의 길이다.

역사는 이러한 전투를 믿음으로 감당했던 선진들의 발자취로 가득하다. 18세기 영국, 노예무역은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거대한 악이었다. 모두가 그것을 필요악으로 여길 때, 독실한 복음주의자였던 윌리엄 윌버포스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죄악에 맞서기로 결심했다. 그는 영국 의회라는 세상의 가장 치열한 광장에서 무려 20년간 끈질기게 노예무역 폐지를 외쳤다. 수많은 조롱과 비난, 정치적 암투 속에서도 그는 기도의 무릎으로 시련을 이겨냈고, 마침내 1807년 노예무역 폐지법안을 통과시키는 기적을 이루었다. 그의 투쟁은 한 개인의 신념을 넘어, 교회가 세상의 불의에 맞서 어떻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장엄한 증거다.

한국 교회는 이제 교단과 교파의 울타리를 넘어 세상의 광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유엔에서 시작된 생명 수호의 연대에 힘을 보태고, 다음 세대를 진리로 양육하는 기독교 교육의 가치를 사회에 설득하며, 공동체 안의 상처와 분열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치유해야 한다. 이는 선택이 아닌,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거룩한 사명이다. 교회가 다시 세상의 희망이 되기 위한 유일한 길은, 주님의 말씀을 붙들고 담대히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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