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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바벨과 세워지는 시온: 교회의 본질을 묻다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6-0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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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마주한 세계의 소식들은 하나의 거대한 질문을 던진다. 교회란 무엇인가. 우크라이나의 교회는 포화 속에서 건물이 무너져 내렸고, 세계 성공회는 신학적 이견으로 수백 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분열의 길을 걷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개별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가시적 교회의 위기와 불가시적 교회의 본질을 동시에 드러내는 시대의 징표다.

인간의 눈에 보이는 교회는 때로 웅장한 건물과 조직, 교권으로 대표된다. 그러나 역사는 인간이 쌓아 올린 바벨탑이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지는지를 증언한다. 5세기 로마 제국이 게르만족의 침략 앞에 스러져 갈 때, 사람들은 영원할 것 같던 제국의 멸망 앞에서 절망했다. 바로 그때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De Civitate Dei)’을 통해 지상의 나라는 흥망성쇠를 거듭하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영원함을 선포했다. 그는 눈에 보이는 로마의 멸망이 곧 하나님의 교회의 패배가 아니며, 오히려 지상의 도성과 하늘의 도성을 구별해야 할 때임을 역설했다. 로마의 웅장한 신전과 바실리카가 불탈 때, 아우구스티누스는 성도들의 모임이야말로 결코 무너지지 않는 하나님의 성전임을 가르쳤다.

오늘날 세계 성공회의 분열은 현대판 ‘신국론’을 요구하고 있다. 캔터베리라는 역사적 권위와 조직의 연합이라는 지상의 가치가 성경적 진리라는 하늘의 가치와 충돌할 때, 교회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Gafcon의 선택은 고통스럽지만, 교회의 머리가 캔터베리 대주교가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재확인하는 결단이다. 마찬가지로 키이우의 뉴라이프교회는 미사일 공격으로 예배당을 잃었지만,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목회자의 고백을 통해 재더미 속에서 시온의 영원한 가치를 증언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이 시대적 질문 앞에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쌓아 올리고 있는가. 더 높은 첨탑과 더 많은 성도 수, 더 큰 영향력이라는 지상의 도성을 건설하는 데 몰두한 나머지, 말씀과 기도, 거룩한 성도의 교제라는 하늘의 도성을 잊고 있지는 않은가. 교회의 본질은 조직의 유지나 건물의 보존에 있지 않다. 그것은 오직 진리의 말씀 위에 세워진 그리스도의 몸이다.

성경은 말씀한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 유대인들이 이르되 이 성전은 사십육 년 동안에 지었거늘 네가 삼 일 동안에 일으키겠느냐 하더라 그러나 예수는 성전된 자기 육체를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 (요한복음 2:19-21). 진정한 성전은 건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이며, 그의 몸 된 교회이다. 이제 한국 교회는 무너져 가는 세상의 가치들을 좇아 바벨을 쌓기를 멈추고, 오직 그리스도라는 반석 위에 영원한 시온을 세우는 일에 전심을 다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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