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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이라는 이름의 우상, 바벨탑을 허물라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6-0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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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한 목회자가 ‘사역의 우상화’를 현대 교회의 가장 큰 함정으로 지적했다. 이는 오늘날 성장과 성공이라는 신기루를 좇는 한국교회의 심장을 꿰뚫는 예리한 통찰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하나님 그 자체보다 ‘하나님을 위한 일’에 더 열광하게 되었다. 더 큰 교회, 더 많은 프로그램, 더 화려한 사역의 결과물이 우리의 신앙을 증명하는 훈장이 되었다.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열심이라는 거룩한 포장지 속에, 실은 자신의 왕국을 건설하려는 교묘한 자기애와 야망이 도사리고 있음을 우리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C.S. 루이스의 명저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의 주인공 오루알 공주는 신들을 향한 자신의 의무와 제사를 평생토록 충실히 이행했다. 그녀는 누구보다 경건했고, 누구보다 헌신적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그 모든 ‘사역’은 사랑하는 동생 프시케를 자신의 곁에 묶어두려는 소유욕과, 신을 향한 원망과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녀는 신을 섬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처와 욕망이라는 우상을 섬겼던 것이다. 결국 그녀는 신 앞에 벌거벗겨진 후에야 자신의 추악한 민낯을 마주하고 “신들 자신이 바로 답이 되기까지는 신들에 대한 답은 없다”고 고백한다. 사역의 열매가 아무리 풍성해 보여도, 그 중심에 하나님 자신이 계시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모래 위에 지은 집이며, 하나님을 대적하여 쌓아 올린 또 하나의 바벨탑에 불과하다.

독일의 다음 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현상은 단순히 세속화의 물결 때문만이 아니다. 사역이라는 우상에 빠져 본질을 잃어버린 교회에 더 이상 생명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는 종교적 편견은 적지만, 위선과 거짓에는 그 누구보다 민감하다. 그들은 거대한 건물과 세련된 프로그램이 아닌, 살아계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진실한 공동체를 갈망한다. 교회가 사역의 성공이라는 우상을 파괴하고, 오직 십자가의 복음만을 높일 때 비로소 길 잃은 영혼들이 돌아올 문이 열릴 것이다. 주님은 성공적인 사역자를 부르신 것이 아니라, 충성된 종을 부르셨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가르치셨다.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가복음 10:43-45). 사역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주님이심을 고백하며, 그분의 종으로 낮아지는 것만이 우상숭배의 죄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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