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려, 신앙의 시금석 > 논평 > 한국교회공보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논평

HOME  >  오피니언  >  논평

염려, 신앙의 시금석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10-19 07:10

본문

자녀의 불안을 잠재우려는 어머니의 편지는 사랑과 지혜로 가득하다. “우리가 염려하는 일의 80%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통계적 사실과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는 성경 말씀을 병치하여 위로를 건네는 방식은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이 염려에 대처하는 보편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는 이 지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평안은 긍정적인 자기 암시나 통계적 확률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의 인격과 성품에 대한 신뢰에 뿌리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염려하지 말라는 주님의 명령은 단순히 심리적 안정을 위한 조언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시선을 문제 자체에서 문제보다 크신 하나님께로 옮기라는 신앙의 결단에 대한 촉구다. 19세기 영국의 고아들의 아버지 조지 뮬러는 이러한 신앙의 실체를 삶으로 증명한 인물이다. 그는 수만 명의 고아를 돌보면서 단 한 번도 사람에게 재정적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오직 기도로써 모든 필요를 공급받았다. 그의 일기에는 당장 내일 아침 아이들에게 먹일 빵 한 조각 없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염려 대신 무릎으로 하나님께 나아갔던 기록이 수없이 등장한다. 그에게 믿음은 염려할 이유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염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의지적으로 하나님을 선택하는 행위였다.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가르치신 염려 극복의 핵심이다. 주님은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먼저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를 보라고 명하셨다. 이는 자연의 이치를 통한 심리적 위안을 넘어, 그것들을 먹이시고 입히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돌보심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우리의 존재와 필요는 저 미물들보다 훨씬 더 귀하기에, 하나님의 관심과 공급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성경은 이 진리를 분명히 선포한다.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마태복음 6:31-34).

결국 염려는 우리 신앙의 시금석이다. 우리의 신뢰가 세상의 통계와 방법에 있는지, 아니면 하늘 아버지의 약속에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영적 전쟁터다. 따라서 교회는 성도들에게 염려를 이기는 비결로 세상의 지혜가 아닌,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삶 전체를 거는 조지 뮬러의 믿음을 가르쳐야 한다. 염려의 파도가 밀려올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의 믿음이 어디에 닻을 내리고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기사 공유하기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