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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V칼럼] 통계의 절벽 너머, 한 아이가 주는 우주

김의선 목사 기자
작성일 2026-07-08 07:10

본문

독일의 출산율이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연일 들려오는 인구 절벽, 저출산 위기라는 말들은 마치 거대한 파도처럼 우리의 마음에 불안의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숫자로 표현되는 미래는 차갑고,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은 무겁기만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숫자에 갇혀 가장 소중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소설가 C.S. 루이스는 그의 책 『네 가지 사랑』에서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며, 우리가 무언가를 사랑하는 것은 그것이 주는 유용성 때문이 아니라 존재 자체 때문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 역시 국가의 미래나 나의 노후를 위한 ‘투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한 생명, 하나님이 보내주신 작은 우주를 온 마음으로 환대하고 사랑하는 거룩한 여정입니다.

제 책상 위에는 몇 해 전 조카가 서툰 솜씨로 그려준 그림이 놓여 있습니다. 삐뚤빼뚤한 선과 어색한 색감이지만, 그 안에는 세상의 어떤 명화도 담지 못하는 순수한 사랑과 기쁨이 담겨 있습니다. 아이의 웃음소리 하나가 집안의 공기를 바꾸고, 작은 손이 건네는 위로가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게 하는 순간들을 우리는 경험합니다. 아이는 우리에게 부모가 되는 법을 가르치고, 이기적인 마음을 녹이며, 조건 없는 사랑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는 작은 스승입니다.

저출산이라는 거대한 담론 앞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통계가 아닌 한 영혼에 주목하십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자리에서 생명을 귀히 여기고, 다음 세대를 사랑으로 품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삭막한 통계의 절벽 너머에 희망의 꽃을 피우는 일일 것입니다. 오늘, 우리 곁의 아이들을 조금 더 깊이 안아주며 그 존재가 주는 따스한 우주를 느껴보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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