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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V칼럼] 은촛대와 함께 건넨 온기

김의선 목사 기자
작성일 2026-10-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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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입니다. 이맘때면 우리 주변에 더욱 시린 마음으로 겨울을 맞이하는 이웃들이 생각납니다. 세계로부천교회가 ‘동행’이라는 주제로 삶에 지친 이웃들을 초청한다는 소식은 그래서 더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누군가의 곁을 지키고 함께 걸어준다는 것, 그것만큼 큰 위로가 또 있을까요.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에는 춥고 배고픈 장발장에게 따뜻한 저녁과 잠자리를 내어준 미리엘 주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나 장발장은 그 은혜를 배신하고 은식기를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게 붙잡히지요. 주교 앞에 끌려온 장발장에게 절망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 주교는 놀라운 말을 건넵니다. “아, 오셨군요! 이 은촛대도 드렸는데 왜 가져가지 않으셨소?” 주교는 장발장의 죄를 덮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아끼던 은촛대마저 내어주며 그의 새 출발을 축복했습니다. 미리엘 주교가 장발장에게 건넨 것은 단순히 값비싼 은촛대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한 인간의 영혼을 향한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 그의 남은 인생길을 함께 걷겠다는 따뜻한 ‘동행’의 약속이었습니다.

분중문화재단이 가수 션과 같은 예술인들을 후원하는 이유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재단은 그들의 재능 너머에 있는 선한 영향력, 곧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들고자 하는 마음과 동행하기를 원하는 것이겠지요. 한 사람의 가치를 알아보고 그의 길에 동반자가 되어줄 때, 우리는 미리엘 주교가 장발장의 삶을 바꾸었듯 한 영혼을 살리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적을 목격하게 됩니다.

성경은 우리 주님이야말로 진정한 동행자이심을 보여줍니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인해 깊은 절망과 슬픔에 빠져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들 곁으로 다가오셨습니다. 누가복음 24장 15절은 이렇게 기록합니다. “그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문의할 때에 예수께서 가까이 이르러 그들과 동행하시나” 주님은 낙심한 제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시고, 말씀을 풀어주시며, 그들의 어두웠던 마음에 희망의 불을 지펴주셨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엠마오로 향하던 제자들처럼 실의에 빠진 채 걷고 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번 가을, 그들 곁으로 조용히 다가가 함께 걸어주는 작은 주님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거창한 위로의 말이 아니더라도, 그저 곁을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은촛대와도 같은 따뜻한 온기와 새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동행하시듯, 우리도 서로에게 따뜻한 동행자가 되어주는 복된 계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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