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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V칼럼] 폐허 위에 핀 소망, 우리의 교회는 어디에 있습니까?

김의선 목사 기자
작성일 2026-06-04 07:10

본문

전쟁의 포화가 휩쓸고 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소식은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아름답던 뉴라이프교회 건물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처참한 폐허로 변했다는 소식을 접하며, 우리는 인간의 죄악이 빚어낸 참상 앞에 할 말을 잃게 됩니다. 그러나 잿더미 속에서 들려온 아나톨리 칼루즈니 목사님의 담담한 한마디는, 절망을 넘어선 깊은 울림을 줍니다. “교회는 벽이 아니라, 사람들입니다.”

그렇습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닙니다. 우리는 종종 화려하고 웅장한 예배당 건물을 바라보며 그것이 곧 교회라고 착각하곤 합니다. 더 많은 좌석, 더 좋은 음향 시설, 더 편리한 주차 공간을 교회의 성장과 동일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쟁의 포화는 한순간에 이 모든 외적인 것들을 앗아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벽돌과 시멘트로 지은 건물은 무너질 수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사신 성도들의 공동체, 살아있는 돌들로 지어진 영적 성전은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 모습은 우리에게 나치 독일 치하에서 신앙을 지켰던 디트리히 본회퍼와 고백교회를 떠올리게 합니다. 히틀러 정권이 독일 교회를 어용화했을 때, 본회퍼와 신앙의 동지들은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숨겨진 신학교를 세우고, 가정집이나 숲속에서 비밀리에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들에게 교회는 웅장한 대성당이 아니라, 말씀과 성례를 나누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바로 그 ‘공동체’였습니다. 세상의 권력이 그들의 모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건물을 빼앗았지만,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살아있는 교회를 파괴할 수는 없었습니다.

키이우의 성도들은 이제 무너진 예배당 터에 모여 기도하며 서로를 위로할 것입니다. 그들의 예배는 비록 화려한 조명이나 세련된 찬양팀은 없을지라도, 그 어느 때보다 더 간절하고 진실할 것입니다. 고난 속에서 드리는 그들의 예배야말로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일 것입니다. 바로 그 자리에, 주님께서 친히 임재하실 것을 믿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당신의 교회는 어디에 있습니까? 매주 출석하는 그 건물이 나의 교회입니까, 아니면 나의 삶을 나누고 함께 아파하며 기도하는 믿음의 형제자매들이 나의 교회입니까? 주님께서는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마태복음 18:20). 이 말씀을 붙들고, 우리의 시선을 건물과 프로그램에서 돌려, 우리 곁에 있는 지체들을 그리스도의 몸으로 사랑하며 섬기는 일에 더욱 힘쓰기를 소망합니다. 폐허 위에서도 소망의 꽃을 피우시는 주님께서, 우리의 삶과 공동체 안에도 동일한 은혜를 베푸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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