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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V칼럼] 꺼지지 않는 불길 속에서 붙잡는 소망

김의선 목사 기자
작성일 2026-07-1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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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을 덮친 거대한 산불 소식을 접하며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습니다. 삶의 터전이 잿더미로 변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슬픔이 얼마나 클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절망적인 불길 속에서 현지 목회자가 전 세계 교회에 기도를 부탁했다는 소식은,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인간의 모든 노력이 무력해지는 거대한 재난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첫 번째이자 마지막 행동은 바로 무릎 꿇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의 삶도 종종 예고 없이 찾아오는 불길에 휩싸이곤 합니다. 갑작스러운 질병의 진단, 무너지는 사업, 깨어진 관계, 깊이를 알 수 없는 영적 침체와 같은 인생의 불길은 스페인의 산불처럼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 맹렬하게 다가옵니다. 그 거센 불길 앞에서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두려움에 떨며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런 고통의 순간에 저는 찬송가 '내 평생에 가는 길'을 작곡한 호레이쇼 스패포드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는 1871년 시카고 대화재로 전 재산을 잃었고, 2년 뒤에는 사랑하는 네 딸을 대서양에서 벌어진 선박 침몰 사고로 모두 잃었습니다. 아내에게서 '혼자만 구조되었다(Saved alone)'는 비통한 전보를 받고 딸들이 잠든 바다를 지날 때, 그는 절망의 한가운데서 오히려 영혼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평안을 노래했습니다. “큰 물결이 설레는 듯 내 영혼의 평화 넘어와도, 내 주 예수 말씀하신 그 평화가 나를 주장하네.” 그의 고백은 고통이 없어서가 아니라, 고통을 압도하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평안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더 놀라운 위로를 보여줍니다. 다니엘의 세 친구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는 신상에 절하기를 거부하여 극렬히 타는 풀무불 속에 던져졌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을 불 밖으로 건져내신 것이 아니라, 불 속으로 친히 들어오셨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왕이 또 말하여 이르되 내가 보니 결박되지 아니한 네 사람이 불 가운데로 다니는데 상하지도 아니하였고 그 넷째의 모양은 신들의 아들과 같도다 하고... 여러 사람이 본즉 불이 능히 그들의 몸을 해하지 못하였고 머리털도 그을리지 아니하였고 겉옷 빛도 변하지 아니하였고 불 탄 냄새도 없었더라.” (다니엘 3:25, 27)

하나님은 우리 삶의 불길을 항상 막아주시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가장 뜨거운 불의 한가운데를 지날 때 주님께서 바로 우리 곁에 함께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분의 임재가 우리를 지키시고, 머리털 하나 상하지 않게 하시며, 마침내 우리에게서 불 탄 냄새가 아닌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게 하실 것입니다. 스페인의 성도들과 이재민들을 위해 기도하며, 지금 각자의 풀무불을 통과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삶에 주님의 보호하심과 위로가 함께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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