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요람 곁에서, 다음 세대의 믿음을 생각합니다 > 칼럼 > 한국교회공보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칼럼

HOME  >  오피니언  >  칼럼

[DSTV칼럼] 텅 빈 요람 곁에서, 다음 세대의 믿음을 생각합니다

김의선 목사 기자
작성일 2026-09-19 07:10

본문

가톨릭의 오랜 심장이었던 아일랜드에서 지난 10년간 유아세례 건수가 30%나 줄었다는 소식을 접하며 마음 한편이 서늘해졌습니다. 저출산과 세속화라는 분석이 뒤따랐지만, 제게는 텅 빈 요람의 이미지와 함께 우리 아이들의 믿음이라는 무거운 질문이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성을 뛰어넘는 시대를 논하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의 속도에 맞추려 애쓰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 모든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다음 세대에게 살아있는 신앙을 물려주는 일일 것입니다. 주일학교 학생 수가 줄어드는 현실, 신앙을 떠나는 청년들의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낯선 소식이 아닙니다. 아일랜드의 텅 빈 요람은 어쩌면 우리 한국 교회의 가까운 미래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막막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화려한 프로그램이나 최첨단 기술이 해답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저는 이때마다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의 어머니, 수산나 웨슬리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녀는 19명의 자녀를 낳아 그중 10명을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으며 가난과 싸워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자녀들의 영적 교육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매주 정해진 시간에 한 명씩 자녀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 그 아이의 영혼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하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녀에게는 거창한 교육 프로그램도, 현대적인 미디어도 없었습니다. 오직 낡은 성경 한 권과 자녀의 영혼을 향한 뜨거운 사랑, 그리고 무릎 꿇는 기도의 시간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어머니의 작은 골방에서 시작된 기도의 불씨가 훗날 영국을 변화시키고 세계를 깨운 영적 대각성의 거대한 불길로 타올랐습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시는 것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신명기 6:6-7).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요람이 비어간다 할지라도, 부모가 가정에서 삶으로 말씀을 가르치고 눈물로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신앙의 유산은 없습니다. 오늘 저녁, 자녀의 손을 잡고 함께 기도하는 작은 실천이야말로 텅 빈 요람의 시대를 이겨내고 다음 세대의 믿음을 굳건히 세우는 가장 위대한 시작이 될 것입니다.
기사 공유하기
추천 0